[특별인터뷰] 허문섭 상해교통대학 기초의학원 교수 ‘소화(消化)생리학’ 분야 대표학자, 연변 화룡시 용화향 출생, 연변의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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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허문섭 상해교통대학 기초의학원 교수 ‘소화(消化)생리학’ 분야 대표 학자
1959년 연변 화룡시 용화향에서 출생, 1978년 연변의학원 입학하며 의학 연구
1983년부터 연변의학원에서 14년간 근무, 1997년 서울대학교 박사 학위 취득
2003년 10월부터 상해교통대학 의학원 근무, 국내외 중요학술논문 100여편 발표
2015년 폐암수술 및 2018년 뇌경색, 힘든 시기 극복하며 ‘의학 분야 후학 양성’
<의학 연구 업적 및 후학 양성>
국가자연과학연구기금과 교육부 및 상해시 과학연구기금위원회 연구과제 17개 항목 취득
2004년/2008년 길림성 과학기술진보 2등상 획득, 2002년 교육부 우수 골간 교사상 흭득
2016년 상해교통대학 의과대학 우수 교사상 흭득, 2017년 보강 우수 교사상 흭득
상해교통대학 우수교사 3등상 흭득, 국내외 중요학술논문 100여편 발표(SCI 수록 논문 47편)
주필-부주필-편집자 활동하며 대학교 의학 교재 및 전문 저서 16권 편찬, 석박사 47명 배출
중국 의학계에서 생리학 특히 ‘소화생리학(消化生理学)’ 분야 대표학자로서 활발한 연구성과를 거두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허문섭 상해교통대학교 기초의학원 교수를 8월21일 만나 특별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허문섭 교수는 한국과 중국 의학 교류에도 기여를 하며 왕성한 활동을 했다. 허문섭 교수는 후학 양성에 집중하던 ‘2015년 폐암수술’과 ‘2018년 뇌경색’ 등의 힘겨웠던 시련도 맞닥트렸다.
건강 어려움으로 인한 고난의 시기를 극복하며 의학계 석박사 연구생 지도를 하고 있는 허문섭 교수의 ‘의료 학문에 대한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허문섭 상해교통대학 기초의학원 교수
허문섭 교수 1959년 연변 화룡시 용화향에서 출생, 두만강에서 수영했던 어린 시절…1978년 연변의학원 입학하며 5년간 공부, 1983년 의학 학사 학위 취득
허문섭(许文燮 62세) 상해교통대학교(上海交通大学) 교수는 1959년 길림성(吉林省) 연변조선족자치주(延边朝鲜族自治州) 화룡시(和龙市) 용화향(龙华乡)에서 태어났다. 화룡시는 연번조선족자치주에서도 한민족 비율이 55%로 가장 많은 지역이다.
특히 화룡시는 항일독립운동 시기였던 1920년 10월 홍범도 장군의 대한독립군(大韓獨立軍)과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北路軍政署) 등 독립군부대가 일본군 부대를 격파한 청산리전투 전적지 등 항일독립운동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역사적인 곳이다.
“제 고향은 두만강을 경계로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지역이다. 어렸을 때는 두만강에서 친구들과 수영도 했다. 두만강 건너편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수영을 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했다”고 말했다.
고향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8년 9월 연변의학원(延边医学院) 의학과에 입학한다. 중국 문화대혁명 이후 1977년부터 대학입학시험이 다시 부활하여 1978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에 입학했다.
“1978년 7월 대학입학시험을 치렀다. 입학시험 성적이 먼저 발표되고,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에 원서를 내는 과정을 거쳤다”
“대학 입학 원서를 내면서 고민을 했다. 집에서 멀리 있는 대도시 대학을 가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많았다. 집에서 가까운 대학을 선택하였으며, 저희 고향에서 저 혼자 대학입학을 한 것 같다”며 입학 당시를 회고했다.
연변의학원은 1948년 연변 용정(延边龙井)에 설립된 학교이다. 1996년 중국 교육부 정책에 따라 연변대학(延边大学) 의학원(医学院)에 통합되었으며 현재 연길시(延吉市)에 있다.
“연변의학원에서 5년간 본과 과정을 마치고 1983년 의과대학 졸업시험을 봐야 했다. 졸업시험을 통과해야 의학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1983년 6월 전국 의과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통일 고시를 보았다. 의학 기초과목과 임상과목 시험을 이틀간 치렀다. 학위 시험에 통과해야 한다는 부담이 많았다. 다행히 졸업 시험 성적이 좋아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학위 취득 및 우수학위 논문상 수상(1997년)
연변의학원 졸업 후 화룡위생학교에서 5년 근무 이후 1989년 연변의학원 강사-1994년 부교수-1997년 정교수 임용, 1994년 9월부터 3년간 서울대학교 박사 과정 유학 및 1997년 박사 학위 취득
“제가 대학을 졸업하던 1983년 당시에는 중국에서 의사 직업이 인기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대학 교수라는 직업을 선호하는 시대였다. 그래서 저는 전문의사를 하지 않고 학문 연구를 지속하는 교수를 선택했다”
“1983년 대학을 졸업하고 교육 당국에서 지정하는 곳에서 근무를 해야 했다. 화룡위생학교에서 5년간 교육하며 일을 했다. 물론 더 규모가 큰 학교에서 근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소규모 의료 교육기관에서 일하면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변의학원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모교인 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면 어떠냐는 제안이었다. 화룡위생학교 5년간 근무를 마치고 1988년 6월부터 연변의학원에서 대학교 교사 조교가 되었다”
“1989년 1월부터 전임 강사로 진급하였고, 연변의학원 생리학 교실에서 강의를 하면서 공부도 지속했다. 1993년 연변의학원 생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4년 1월 부교수로 임용되었다”
“1994년 9월부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서울대학에서 3년간 공부하며 생리학 분야에서 심도 깊은 연구를 할 수 있었고, 단순한 강의로부터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
“1996년 연변의학원은 서울대학교 박사학위 과정에 있는 저에게 정교수로 진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해 6월 길림시 장춘(长春)에서 답변을 거쳐 1997년 1월 38세 젊은 나이에 정교수로 진급을 했다”
“1997년 8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와 같이 공부를 한 유학생 두 명은 미국과 영국으로 다시 유학을 갔다. 저도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유학을 계속 할 수 있었지만, 고향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허문섭 교수 연구생 후학 양성
“1997년 9월1일 한국에서 귀국하여 연변의학원 생리학 교실로 돌아왔다. 그해 9월12일 학교에서 저를 연변의학원 생리학 교실 주임교수로 임명하였다”
“저는 어깨에 짐이 무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실험세트를 설치하고 연구생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면서 지방대학 연구생의 연구능력을 키우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연변의학원 설립 역사는 길었지만 지방대학이다 보니, 대학 현실은 박사를 양성할 수 여건이 부족했다. 지방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급인재를 배출하는 것이었다”
“저는 1999년부터 연변의학원 생리학 교실이 박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자격을 교육부로부터 인정받는 사업에 착수하였다. 먼저 중국 교육부에 아주 복잡한 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또한 전국 각 명문 의과대학을 방문하면서 우리가 준비한 자료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드디어 2001년 연변의학원 생리학 교실에 박사생를 양성할 수 있는 자격을 교육부로부터 비준 받았다. 연변의학원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를 계기로 연변의학원에서는 재정을 투자하여 중국내 명문 의과대학, 서울대 의대, 연세대 의대 등 교수님을 모시고 축하 학술회의도 개최했다.
“제가 연변의학원 생리학에서 10명의 박사생을 양성하였고 연변대학 의학원이 발전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고 지나온 과정을 들려줬다.
▲허문섭 교수 집필 의학분야 주요 저서
2003년 10월부터 상해교통대학 의학원 근무 “연변의학원에서 이직 신청 승인 반대로 어려움 겪기도”…국가급 논문 및 국내외 중요학술 논문 100여편 발표 및 박사 과정 지도교수
“2002년 5월부터 상해 복단대학에서 9개월간 연수를 하였다. 그당시 상해교통대학에서 의학원 설립을 위해 교수를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주변 지인들로부터 상해교통대에 교수 지원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처음 교통대학에 교수 지원 원서를 낼 때는 합격할 수 있을지 몰랐다. 원서를 준비해서 제출했는데, 정식으로 서류를 보충해서 넣으라는 1차 합격 통지를 받았다”
“서류 제출을 위해서는 연변대학 의학원에서 근무한 자료를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연변대학 의학원에서 이직에 필요한 서류를 해주지 않았다. 우수한 인재가 빠져 나가는 것을 원치 않은 것이다”
“연변대학 교장을 설득하기 위해 매일 교장실을 방문하였다. 저의 이직을 반대하던 교장도 일주일 동안 매일 만나 설득하고 협조를 요청하자 마침내 승인을 해주었다”며 상해로 근무지 변경을 할 당시의 애로사항도 알려줬다.
상해교통대학 의학원은 중국 교육부 정책에 따라 지속적인 투자와 확장을 통해 현재 중국 의학계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성장했다.
허문섭 교수는 2003년 10월부터 상해교통대학 교수로 근무를 시작했다. 고향 연변에서 대학교수라는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44세 나이에 상해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기초생리학 분야에서 남다른 연구실적을 쌓은 허문섭 교수는 2006년과 2016년 미국 및 2008년 프랑스에서 방문교수로 활동하며 국제적 학문교류도 넓혔다.
허문섭 교수는 중국생리학회 이사, 중국신경과학회 이사, 상해생리과학회 이사 등을 맡고 활약했으며, 중국 <생리학보> 및 <세계화인소화병학> 잡지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했었다.
특히 허문섭 교수는 중국 국가급 논문 발표와 국내외 중요학술회의 논문 100여편을 발표하였으며, 그중 SCI에 수록된 논문이 47편이나 된다. 상해교통대학 의학원 박사 과정 지도교수로 활동하였고 지금까지 배출한 석박사가 47명에 달한다.
▲생리학 분야 국내외 학술발표회의
▲중국조선족과학기술자협회 대외교류 및 사회봉사활동
2015년 폐암수술 및 2018년 뇌경색, 힘든 시기 경험…건강 어려움 극복하며 ‘의학 분야 후학 양성에 집중’
허문섭 교수는 연변에서 출생하여 44년 동안 고향에서 공부하고 대학생을 지도하는 교수로 일해왔다. 나이 44세에 고향을 떠나 상해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 상해교통대학에서 의학계 ‘기초생리학’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이다.
“제가 56살이던 2015년 폐암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 결과가 좋아 다시 강의를 할 수 있었다”
“2018년 강의를 하는 도중 몸에 이상함을 느꼈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기억이 흐릿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학교에서 일하던 도중 다른 분들이 너무 피곤해 보인다고 말하면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 보라는 말을 했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CT 촬영을 하며 입원치료를 하던 도중 몸에 마비가 왔다. 안면 근육이 뒤틀리고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병원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 마비 증세는 모두 없어졌다. 하지만 강의를 할 때는 과거처럼 학생들을 지도하기 어려웠다. 현재는 강의를 직접 하지 않고, 박사과정 연구생을 연구실에서 지도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폐암수술과 뇌경색으로 인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어 현재는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요즘은 아내와 함께 수영도 같이 하며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며 힘들었던 과정을 들려줬다.
허문섭 교수는 건강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교류 및 봉사에도 힘을 모았다. 중국조선족과학기술자협회 상해지회 산하 의학전문위원회 주임을 맡아 좌담회 등 대외교류 활동을 증진하고 조선족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과 의료자문 등 봉사활동도 펼쳤다.
2023년 대학 교수로서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는 허문섭 교수가 건강 위기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후학을 양성하고자 하는 열정은 교육계의 표상이 되고 있다.
이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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